제주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특이한 위치를 가진 메모리 팹리스 기업입니다. 2000년 4월에 설립된 제주반도체는 초기에는 아펨스테크놀러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이후 엠엘에스아이로 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2000년 11월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2001년 6월에는 본사를 송파구 가락동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제주반도체는 주력 제품으로 저전력,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인 SRAM과 pSRAM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2001년 12월에는 4Mb SRAM 공급을 시작하였으며, 2004년 5월에는 16Mb pSRAM(0.175um급)을 공급하였습니다. 2005년 1월에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었으며, 동년에 본사를 송파구 가락동에서 제주시 연동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이는 수도권 소재 기업이 충남 천안 이남으로 이전할 경우 일정 기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조세제한특례법이 시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2013년 3월입니다.
2018년부터는 제주반도체가 복권 사업을 개시하였으나, 이는 주력 사업은 아닙니다. MBC플러스, 케이뱅크, 키스정보통신, 한국전자금융, 에스넷시스템, 투비소프트, 케이씨티, 메타씨앤에스, 나이스페이먼츠와 공동으로 복권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매출에서 복권 사업 매출은 168억원으로 제한적이며, 나머지 매출은 메모리 반도체 설계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설립 초기에는 주력 제품으로 저전력 SRAM을 개발하고 제조하여 사업을 성장시켰습니다. SRAM은 정적 램으로 알려진 메모리 반도체로, 고속 및 저속 제품으로 구분됩니다. 제주반도체의 SRAM은 모바일 기기용으로 개발되었으며, 휴대폰 등 간단한 형태의 기기에서 버퍼용 보조 메모리로 활용되었습니다. 현재에도 일정 수준의 생산을 유지하며 매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의 SRAM은 대기업들의 주력 제품은 아니지만, 이익률 측면에서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01년 12월부터 4Mb SRAM 공급을 시작하고, 그 동안 DB하이텍와 협력하여 반도체 제조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제주반도체의 SRAM 제품은 고객들에게 꾸준히 공급되며, 향후에도 일정한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독특한 입지를 가지고 있으며, SRAM을 통해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2005년 5월에 16Mb pSRAM을 개발하고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pSRAM은 "pseudo"를 의미하는 p와 무음을 나타내는 "묵음(默音)"에서 유래되어 "슈도에스램"이라고 불립니다. 슈도에스램은 전통적인 SRAM과 유사한 동작을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SRAM과 DRAM의 단점을 극복한 형태입니다.
SRAM은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 동일한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어 안정적이지만, 집적화가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DRAM은 간단한 구조로 대량 생산이 용이하지만,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재기록해야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슈도에스램은 SRAM과 유사한 안정성을 가지면서 내부에서는 DRAM의 재기록 동작을 수행합니다. 이를 위해 DRAM의 구조에 재충전 회로를 추가하여 SRAM과 DRAM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1992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4Mb 슈도에스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으며, 주로 소형 휴대용 컴퓨터, 통신 기기, 레이저 프린터, VCR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제주반도체도 이러한 슈도에스램을 개발하여 제품으로 출시하였습니다. 슈도에스램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CRAM은 Cellular RAM의 약자로, 슈도에스램(pSRAM)을 발전시킨 기능적인 형태를 나타냅니다. 제주반도체는 2008년 9월에 계열사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32Mb CRAM 1.5(90nm급)의 공급을 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저장 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2009년 10월에 64Mb CRAM 1.5(90nm급)을 공급했습니다. 2012년에는 더욱 미세한 63nm, 64nm 공정에서 CRAM을 공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제주반도체는 CRAM의 개발과 공급을 확대하면서 슈도에스램(pSRAM)을 대체해왔습니다. 제주반도체 내부에서는 CRAM과 슈도에스램(pSRAM)을 거의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의미의 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CRAM은 슈도에스램(pSRAM)의 기능을 더욱 발전시킨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DRAM은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으로, 대표적인 1위 공급사인 삼성전자는 DRAM 반도체 사업에서 무역 분쟁 직전에도 6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습니다. DRAM은 SRAM, pSRAM, CRAM에 비해 집적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어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의 주기억장치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DRAM 제품은 서버용 DDR5와 HBM(High Bandwidth Memory)입니다. 제주반도체는 DRAM을 공급하고 있지만, 주로 저용량, 저전력, 고신뢰성에 중점을 둔 LPDDR2 또는 LPDDR4X와 같은 DRAM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LPDDR이라는 명칭은 LP가 붙어 LPDDR로 표기되며, LP는 Lower Power를 의미합니다. LPDDR 제품은 효율적인 전력 소비가 중요시되는 모바일 기기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LPDDR은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Mobile DRAM을 의미하며, 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통적인 사물인터넷 기기와 엣지 디바이스에도 사용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와 제조(주로 반도체 전공정) 모두를 담당합니다. 반면에 제주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에만 전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 제주반도체와 같은 팹리스(Fabless) 기업은 일반적으로 흔하지 않습니다. 팹리스 기업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나 시스템 반도체 기업을 떠올리게 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종류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다양하기 때문에,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주방이나 부엌이 없는 기업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요리사가 고급 요리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책상 앞에서 손으로 요리법을 개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기업은 주방을 구비하지 않지만 반도체 설계가 주된 업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 설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PC 시대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저전력 특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PMIC가 여러 개 탑재되는데, PMIC는 모바일 제품의 전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배터리가 전원을 공급하지만, 각 부품(능동소자, 수동소자)에서 필요한 전압은 다양합니다. 특히 OLED 디스플레이는 고전압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PMIC가 필요합니다. PMIC는 스마트폰당 6~8개가 필요하며, 5G 스마트폰에서는 그 수가 더 증가합니다. 5G에서는 데이터 스트리밍 수요가 늘어나고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이 필요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종합 기업 외에도 제주반도체와 같이 탁월한 설계 기업이 존재합니다. 제주반도체는 Niche market 제품을 중심으로 팹리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매우 인상적입니다. 초기에는 주로 SRAM, pSRAM, CRAM과 같은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였으며, 최근에는 저용량 및 저전력 MCP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비록 저용량 및 저전력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약 5% 수준(약 10조 원)으로 추정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상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반도체는 오랜 기간 동안 사업을 지속하며 수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Niche market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모바일용 저전력 SRAM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제품화하였으며, 이를 다양한 응용기기에 공급함으로써 단품 패키지 형태로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현재는 SRAM의 후속 제품인 슈도에스램과 DRAM을 멀티 패키징된 MCP나 SiP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개발이나 타사 공급을 통해 DRAM과 NAND Flash 메모리를 결합한 다양한 스펙의 NAND MCP 제품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하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주류 시장 뿐만 아니라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ASIC는 사용자의 특정 요구에 맞춰 반도체를 주문 제작하는 제품을 의미합니다. 제주반도체는 이러한 성과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주로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카드 등과 같은 장치에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합니다. 또한, 사물 인터넷(IoT) 관련 장치, 스마트 그리드, RFID, 사물간 통신(M2M) 모듈, 그리고 자동차에도 단일칩(Discrete chip), MCP(복합칩), SiP(System in Package) 형태로 적용됩니다. 주요 고객은 중국, 대만, 유럽 및 미주 등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하여 영업 관련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제주반도체의 고객 다변화 정책 덕분에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제한적입니다. 상위 10개 고객사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애플, HP Computer, HP Enterprise, Dell, 샤오미와 같은 대형 고객사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고객 다변화 노력은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 중에서 중국의 화웨이는 미국의 애플과 맞먹는 수준으로 대량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던 고객사였지만,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 이후 화웨이로의 공급이 감소했던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반도체는 이러한 특정 고객의 매출 감소에 제한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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