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친구들과 어디로 떠날까 고민하다 담양호를 골랐어요.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 호수가 있다니, 뭔가 색다를 것 같았죠. 도착해서 용마루길 목교를 걷고, 추월산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호수를 보니 마음이 탁 트이더라고요. 호수 옆 식당에서 먹은 민물매운탕의 칼칼한 맛, 바람 따라 흔들리는 갈대 소리, 그리고 조카가 호수 근처에서 깔깔 웃으며 뛰놀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담양호는 화려하진 않아도, 마음을 채워주는 그런 곳이었어요.
목차
1. 담양호에 첫발을 내디디며
2.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찾아가는지
3. 호수의 탄생과 역사
4. 눈으로 담는 풍경과 즐길 거리
5.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6. 입맛 돋우는 맛집과 식당
7.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와 체험
8. 근처 둘러볼 명소와 숙소
9. 다시 떠올리는 담양호의 매력
담양호는 전라남도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 추월산과 금성산 사이에 자리 잡은 인공호수예요. 광주광역시에서 차로 40분, 담양읍에서 20분 거리로, 111번 국도를 따라 ‘담양호 국민관광지’ 간판을 보고 들어가면 돼요. 저는 광주에서 친구 차를 타고 갔는데,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 호수가 나타났을 때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대중교통으로는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에서 봉산면행 버스를 타고 ‘담양호’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지만, 하루 몇 대 안 다니니 시간표 확인(전남버스정보시스템, bus.jeonnahttp://m.go.kr)은 필수예요. 주차장은 호수 입구에 넉넉히 마련돼 있고, 무료라 부담 없었어요. 가을 단풍 시즌(10~11월)엔 주말 아침 일찍 가셔야 주차 걱정 덜 하실 거예요.
담양호는 1976년 영산강 유역 종합개발 사업으로 만들어진 호수예요. 제방 높이 46m, 길이 316m, 저수량 6,670만 톤의 거대한 인공호수로, 추월산과 금성산을 품고 있어요. 원래 농업용수 공급이 목적이었지만, 맑은 물과 빼어난 경치 덕에 국민관광지로 자리 잡았죠. 호수 근처엔 조선시대 도자기 가마터가 많았던 가마골 계곡이 있는데, 그 이름이 지역의 뿌리를 느끼게 해요. 현지 어르신에게 들은 이야기론, 예전엔 호수에서 모터보트도 탔지만, 지금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낚시와 산책이 주된 즐길 거리래요. 그 소박한 변화가 담양호의 매력 같아요. 호수는 그냥 물이 아니라, 지역의 삶과 자연이 얽힌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죠.
볼거리로는 호수와 추월산의 조화가 최고예요. 용마루길 목교(길이 200m)를 걷다 보면 호수 건너 인공폭포와 단풍 든 추월산이 한눈에 들어와요. 제가 갔을 땐 가을이라 호수 위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게 정말 예뻤어요. 목교 중간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은 아직도 폰 배경화면으로 쓰고 있죠. 호수 주변 데크 산책로(약 2km)는 평탄해서 1시간쯤 여유롭게 걸었어요. 놀거리로는 낚시가 인기예요. 빙어, 메기, 잉어가 많아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데, 저는 친구가 잡은 잉어 보고 신기해서 사진만 찍었어요. 여름엔 가마골 계곡에서 물놀이도 가능하다던데, 다음엔 꼭 해보고 싶어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용마루길 데크에서 자전거 타기(대여 5,000원/시간)가 딱이에요.
체험활동은 가마골 생태공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알차요. 용소폭포 근처 출렁다리(무료)를 걷거나, 생태탐방 프로그램(10,000원, 061-380-3150 예약)에 참여할 수 있어요. 저는 출렁다리 건너며 용추봉(523m)까지 가벼운 트레킹 했는데, 계곡물 소리 들으며 걷는 게 힐링됐어요. 아이들 데리고 간다면 가마골의 곤충 관찰 체험(5,000원)이 재밌어요. 조카가 잠자리 잡겠다고 뛰어다니며 깔깔 웃던 모습이 귀여웠죠. 겨울엔 빙어 낚시 체험(12월~2월, 15,000원)도 인기라던데, 장비 대여 포함이라 초보도 쉽게 즐길 수 있어요. 체험 예약은 담양군청 홈페이지(damyang.go.kr)나 전화로 미리 하셔야 해요.
가볼 만한 곳은 호수 입구의 담양호 국민관광지예요. 인공폭포와 작은 공원이 있어서 피크닉하기 좋아요. 아이들과는 가마골 생태공원의 잔디광장도 추천드려요. 공기놀이 하거나 연날리기 하기 딱이더라고요. 숨은 명소로는 용마루길 끝자락의 작은 쉼터를 꼽고 싶어요. 호수와 추월산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친구랑 커피 마시며 수다 떤 시간이 참 소중했어요. 근처 맛집으로는 호수 입구 ‘담양호식당’(061-383-5678)을 강추드려요. 민물매운탕(1인 12,000원)이 얼큰하고, 반찬으로 나온 고들빼기무침이 입맛 돋웠어요. 사장님께서 “호수에서 잡은 생선”이라며 자랑하시던 게 기억나네요. 좀 더 가볍게 먹고 싶다면 봉산면 ‘봉산국밥’(061-382-1234, 차로 5분)으로 가세요. 돼지국밥(8,000원)이 구수하고, 김치가 칼칼해서 밥도둑이에요.
주변 관광지는 담양의 명소들로 가득해요. 차로 15분 거리에 죽녹원(입장료 3,000원)이 있어서 대나무 숲길 걷기 좋아요. 저는 죽녹원에서 대나무 바람 소리 들으며 산책했는데,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차로 20분, 입장료 2,000원)도 가을 단풍 명소로 짱이에요. 숙소는 봉산면 ‘담양힐링파크’(1박 8만~12만 원, 061-383-5155)를 추천드려요. 독채 펜션이라 조용하고, 마당에서 바비큐 가능해서 친구들과 하룻밤 보내기 딱이었어요. 좀 더 고급스러운 곳 원하시면 담양읍 ‘대나무골 테마펜션’(1박 15만 원~, 차로 15분)도 깨끗하고 좋아요.
담양호는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에요. 하지만 호수와 산, 그리고 소박한 마을의 정취가 어우러져 마음을 채워주는 곳이에요. 용마루길 걷고, 조카와 출렁다리 뛰며 웃고, 식당에서 어르신과 담소 나누던 순간들이 제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담양 여행 계획 세우신다면, 담양호 꼭 들러보세요. 호수의 잔잔한 물결과 추월산의 듬직한 품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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