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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by 인베스트 포 인베스터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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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구불구불한 언덕 사이에 자리 잡은 이곳은 마치 비밀 정원처럼 느껴졌다. 라벤더의 달콤하고 차분한 향기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지평선까지 펼쳐진 보랏빛 들판은 마치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꽃대마을길 175에 위치한 이 농장은 서울에서 약 세 시간 거리로,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여정은 충분히 보상받는다.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울에서 차를 몰고 오는 길은 해안 도로와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데, 이 자체가 여행의 일부로 느껴질 만큼 매력적이다. 차가 없다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성이나 속초행 버스를 타고, 그다음 현지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지방 버스는 배차 간격이 넓어 인내심이 필요할 때도 있다. 나는 속초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동해를 따라 한 시간쯤 달려왔는데,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 덕에 도착 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이 농장의 이야기는 그 풍경만큼이나 매혹적이다. 2006년, ‘라벤더 전도사’로 불리는 하덕호 씨가 경기도 의왕에서 운영하던 허브 가게를 정리하고 고성의 33,000㎡ 넓이의 이 땅을 선택했다. 왜 하필 고성일까? 이 지역의 눈 내리는 겨울과 온화한 여름은 라벤더가 자라기에 최적의 미기후를 제공한다. 한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조건이다. 하 씨의 허브 사랑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었다. 그는 라벤더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땅을 일구고 꽃을 가꾸며 자신의 손으로 이곳을 일궈냈다. 그 열정은 농장의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깔끔하게 정리된 들판, 빈티지한 분위기의 정원,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소품들까지—모두 그의 꿈이 깃든 공간이다. 이곳을 걷는 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보는 듯한 경험이다.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눈에 담아야 할 풍경은 그야말로 숨이 멎을 정도다. 6월 중순, 라벤더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들판이 보랏빛 바다로 변한다.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꽃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평온함을 선사한다. 라벤더뿐만 아니라 양귀비, 호밀밭, 그리고 수레국화가 빨강, 금색, 파랑으로 포인트를 더해 마치 색채의 모자이크 같다. 메타세쿼이아 숲은 그늘진 휴식처를 제공하며, 높이 솟은 나무들이 들판을 자연의 대성당처럼 감싼다. 나는 한 시간 넘게 길을 따라 걸으며 보랏빛 물결과 자전거, 소박한 벤치 같은 소품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국식 정원은 장미와 야생화로 꾸며져 멀리 유럽 어딘가를 떠올리게 하고, 컨트리 가든의 자작나무와 잔디 언덕은 조용히 사색하기에 완벽하다. 해질녘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정말 마법 같았다.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할 거리도 넘쳐난다. 혼자든, 연인이든, 아이들과 함께든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농장은 탐험을 부르는 구조로, 들판 사이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느긋한 산책이나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터로 제격이다. 내 조카는 나비를 쫓아다니며 신나게 뛰놀았고, 나는 사진 명소에서 완벽한 한 장을 건지려 애썼다. 매년 6월 초에서 중순에 열리는 라벤더 페스티벌(정확한 날짜는 인스타그램 @hani_lavenderfarm에서 확인 가능)은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라이브 음악, 로컬 장터, 라벤더 비누나 수공예품을 파는 팝업 마켓이 열리고, 운이 좋다면 야외 공연이나 버스킹을 즐길 수도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넓은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기 좋지만, 외부 음식 반입이 제한되니 몰래 간식을 챙기거나 농장 내 카페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는 게 낫다.

 

체험 활동은 하니라벤더팜의 진짜 매력이다. 나는 라벤더 향주머니를 만들어 봤는데, 작은 천 주머니에 향기로운 꽃봉오리를 채우는 과정이 생각보다 마음을 채웠다. 라벤더 캔들, 비누, 에센셜 오일을 만드는 워크숍도 있는데,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평소 관광지 체험을 시큰둥해하던 언니가 비누 만들기에 푹 빠져서, 지금도 그녀의 욕실은 프로방스 여름처럼 향기롭다. 아이들은 꽃 누르기나 라벤더 색감으로 그림 그리기 같은 간단한 활동에 열광한다. 이런 체험은 단순한 공예가 아니라, 농장의 한 조각을 집으로 가져가는 기념품이 된다. 직원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안내는 마치 가족처럼 느껴질 만큼 정겹다.

농장 밖으로 눈을 돌리면 고성은 또 다른 매력으로 가득하다.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고성 하니라벤더팜, 향기와 평온의 태피스트리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차로 15분 거리의 송지호 해변은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곳으로, 라벤더 구경 후 산책이나 물놀이에 딱이다. 고성공룡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야 할 곳—조카는 화석과 실물 크기의 공룡 모형에 완전히 매료됐고, 나도 몰래 흥미진진해졌다. 숨겨진 보석 같은 곳으로는 백두대간수목원이 있는데, 토종 식물과 조용한 산책로가 어우러진 이곳은 현지인만 아는 비밀 장소 같다. 역사에 관심 있다면 DMZ박물관도 추천한다. 분단의 아픔을 담은 전시물은 생각보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모든 장소가 고성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음식은 고성의 또 다른 자랑이다. 농장에서 15분 거리의 ‘장새미막국수’는 매콤한 메밀국수와 얼큰한 매운등갈비로 입맛을 사로잡았다. 맥주 한 잔과 함께 먹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해산물 애호가라면 거진의 ‘부부횟집’에서 신선한 회와 물회를 맛보길. 바다에서 방금 건져 올린 듯한 맛에 감탄했다.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성진회관’의 생태찌개는 깊은 국물 맛으로 현지인 사랑을 받는 메뉴다. 화려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고성의 바다와 산이 키운 정직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숙소는 아늑함부터 럭셔리까지 다양하다. 나는 근처 마을에 자리 잡은 ‘장승나라소도펜션’을 선택했는데, 깨끗하고 집 같은 분위기에 주인장의 따뜻한 배려가 더해져 만족스러웠다. 6월의 쌀쌀한 저녁에도 방은 포근했고, 농장과 가까워 이동이 편했다. 좀 더 모던한 곳을 원한다면 거진의 ‘VIP모텔’은 깔끔한 시설과 해변 접근성이 좋다. 송지호 해변 근처의 고급 펜션들은 개인 수영장과 오션뷰를 자랑하는데, 동행했던 여행자가 추천한 ‘씨사이드 세레니티’는 다음번에 꼭 가보고 싶다. 여기어때 같은 플랫폼에서 예약하면 페스티벌 시즌 할인도 노려볼 만하다.

 

하니라벤더팜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옷에 배어 며칠을 머무는 라벤더 향, 여름 햇살 아래 빛나는 보랏빛 들판, 비누 만들기 워크숍에서 다시 찾은 동심까지—이곳은 감각을 깨우는 곳이다. 예쁜 사진을 기대하고 갔다가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진 채 돌아왔다. 라벤더 향주머니 몇 개는 여전히 내 가방 속에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든, 가족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든, 아니면 그저 한숨 돌리고 싶을 때든, 하니는 기대 이상을 준다. 자연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시간을 잊고 싶다면, 이곳이 답이다. 벌써 내년 여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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