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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by 인베스트 포 인베스터 202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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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무더위에 지쳐 어딘가 시원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을 찾던 중, 지인이 “거창 창포원에 가봤어?”라며 귀엣말을 건넸다. 경남 거창이라니, 솔직히 처음엔 낯설었다. 하지만 호기심에 끌려 가족과 함께 차를 몰고 나섰고,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광활한 생태공원은 내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끝없이 펼쳐진 꽃창포 군락과 황강의 잔잔한 물결, 그 위로 반짝이는 햇빛은 마치 자연이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듯했다. 연꽃 향기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웠다. 창포원에서의 그 하루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자연과 가족, 그리고 나 자신과 깊이 연결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거창 창포원은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창포원길 21-1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서 약 3시간, 대구에서는 1시간 30분 거리로,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면 황강을 따라 난 도로 끝에 공원이 나타난다. 나는 대구-거창 고속도로를 타고 남거창IC에서 빠져나와 15분 정도 달렸다.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운전이 수월했지만, 주말엔 방문객이 많아 주차장이 붐빌 수 있으니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거창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는 게 편리하다. 터미널에서 약 10km, 15분 정도 걸린다. 버스는 ‘창포원’ 정류장이 있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 택시가 낫다. 입장료는 무료, 열대식물원과 키즈카페는 별도 요금(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이지만, 수변생태정원은 언제나 개방이다.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창포원의 역사는 합천댐과 얽혀 있다. 1980년대 합천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2000년대 초반 조성된 이 공원은 황강의 수질 보호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축구장 66배 크기(424,823㎡)의 거대한 수변생태공원으로, 2010년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되며 거창의 대표 명소로 떠올랐다. 처음엔 단순한 생태 복원 프로젝트였지만, 지금은 사계절 다른 얼굴로 관광객을 맞는다. 나는省市 내가 방문했을 때 안내원이 “여긴 원래 논밭이었대요. 댐 때문에 물에 잠겼다가 이렇게 멋진 공원이 된 거예요”라고 설명해줬다. 그 말에 담긴 세월의 흔적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볼거리는 계절마다 다채롭다. 봄엔 100만 본의 꽃창포가 초원을 뒤덮고, 여름엔 연꽃과 수국이 강변을 수놓는다. 내가 간 7월엔 연꽃이 한창이었는데, 물 위에 떠 있는 분홍빛 꽃잎이 마치 그림 같았다. 가을엔 단풍과 국화, 겨울엔 억새와 갈대밭이 운치를 더한다. 놀거리로는 산책이 최고다. 2km의 데크로드는 차량 진입이 금지돼 여유롭게 걸으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가족과 함께 맨발로 걷는 흙길 코스를 걸었는데, 발바닥에 닿는 흙의 부드러움이 색달랐다.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연을 날리며 깔깔댔다. 공원 내 자전거 대여소(3,000원/시간)도 있어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아이들과 함께라면 창포원은 천국이다. 키즈카페(10:00~17:00, 055-940-8848)는 다양한 놀이기구와 책이 있어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리 아들은 블록 쌓기에 푹 빠져 두 시간을 놀았다. 수변생태정원은 평지라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도 편하다. 나는 아이와 함께 연꽃 연못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며 이름을 맞춰보는 놀이를 했는데, 그 단순한 시간이 어른인 나에게도 큰 즐거움이었다. 반려동물은 동반 가능하지만, 배설물 처리는 필수다. 간식과 물은 챙겨야 한다. 공원 내 푸드트럭은 주말에만 운영되니(2024년 기준 미운영), 도시락을 준비하면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숨겨진 명소로는 황강전망대를 꼽는다. 공원 끝자락에 있는 이곳은 황강과 꽃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포토존이다. 나는 석양 무렵 올라가 사진을 찍었는데, 노을빛이 강물에 비친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체험 활동으로는 열대식물원(09:00~18:00, 수요일 17:00 제한)이 흥미롭다. 선인장과 열대 과일나무를 구경하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했다. 6월엔 창포원 광장에서 문화 공연(2025.06.01 예정, 055-944-6886)이 열리니, 방문 전 홈페이지(www.geochang.go.kr/changpowon)를 확인하시길. 아이들과는 도자기 체험(도운요, 055-943-2600)을 추천한다. 나는 서툰 손으로 접시를 만들어봤는데, 어설프지만 추억이 됐다.

 

배고플 땐 근처 맛집으로! 나는 ‘황강식당’(남상면 창포원길 10)에서 산나물비빔밥을 먹었다. 신선한 나물과 고추장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현지인 추천으로 ‘거창한우’(거창읍 중앙로 123)를 찾았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한우구이가 기억에 남는다. 간단히 즐기고 싶다면 창포원 입구의 ‘카페 창포’(남상면 무릉리 123-1)에서 수제 빙수와 커피를 즐겨보시길. 황강 뷰가 덤이다.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거창 창포원 꽃과 물이 춤추는 생태의 정원 ⓒ한국관광공사

 

주변 관광지로는 수승대(위천면 황산리)가 대표적이다. 거북바위와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이곳은 여름 물놀이, 겨울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차로 20분 거리의 우두산 출렁다리는 Y자형 디자인으로 스릴과 전망을 동시에 선사한다. 감악산은 가을 아스타 꽃밭과 풍력단지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숙소로는 ‘숲옛마을 한옥펜션’(북상면 송계로 738)이 아늑하다. 나는 이곳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고풍스러운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힐링 그 자체였다. 좀 더 현대적인 곳을 원한다면 ‘거창 더베스트 호텔’(거창읍 중앙로 200)을 추천한다.

 

창포원은 내게 자연의 품을 느끼게 해준 곳이다. 연꽃 사이를 거닐며 아이와 손잡고 웃던 순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석양의 따뜻함, 그리고 흙길을 맨발로 걷던 그 감촉은 아직도 생생하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래서 더 진솔한 이곳은 마음을 채워주는 공간이다. 거창 창포원, 여러분도 꼭 찾아가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만끽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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